멋진 하루였다. 아침에 밀린 빨래를 하고 장도 봐왔다. 오후에는 주원이오빠랑 소희랑 하이델베르크에 가기로 했다. 오빠랑 둘이서 4번 트램을 타고 가다 내려서 환승을 해야 했는데, 늘 지나다니던 강가가 유난히도 더 예뻐서 감상하다가 소희가 탄 트램을 놓쳤다. 가는 길엔 온통 들과 밭이었다. 근데 우리나라랑은 사뭇 달랐어. 저 멀리 아기자기한 유럽의 집도 보이고, 예쁜 해바라기 밭도 있었다. 하이델베르크에서는 전적으로 오빠한테 의지했다. 멘자에서 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캠퍼스 구경만 하다 왔다. 다시 트램을 타고 찾아간 곳은 정말 예뻤다. 드워프들이 앉아서 밥 먹을 것 같은 느낌. 오랜만에 쿠스쿠스를 먹어서 좋았다. 하이델의 거리를 걸으니 이제야 유럽에 온 것 같았다. 아이스크림도 먹었고. 성에 올라가서 불꽃놀이도 봤다. 우리도 몰랐는데 불꽃을 성에서 쏜 덕에 내 인생에 가장 가까이서 불꽃을 볼 수 있었다. 다 보고 내려와서 또 한참 걸었다. 버스를 타고 트램을 탔다. 그리고 만하임성에 도착해서 플래그 페스티벌에 갔다. 예환이가 안으로 끌고 들어갔는데 그냥 클럽이고 다들 술마시고 춤추는 통에 계속 밀렸다. 오빠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서 고맙게도 나를 데리고 나와줬다. 오는 길에 고려대 분들을 만나서 같이 버스 타고 왔다. 오늘 하루 종일 느낀 건 오빠한테 정말 고맙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