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장판을 정말 잘 산 것 같다. 근데 바닥이 너무 따뜻해서 일어나고 싶지가 않다. 그래서 아침에 하려고 했던 청소를 뒤로 미뤘다. 아마 내일도 그러겠지. 그러고 난 먼지 더미 속에서 살겠지.. 10시 40분쯤 자툰에 갔다. 나가는 길에 보니까 싱크대를 고치고 계시더라. 다행. 자툰에서 이어폰을 20유로 주고 샀다. 결국 26유로가 든 셈이다. 그래도 성능이 좋아서 만족하면서 집에 왔다. 점심에 계란간장밥을 먹고 빨래를 챙겨서 내려갔다. 빨래를 세탁기에 다 넣고 보니 내 학생증이 정지되어서 사용이 불가능했다. 다시 방에 올라가서 정지를 풀고 싶었지만 인터넷으로도 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그냥 장을 보고 빨래를 도로 들고 올라왔다. 내일 멘자 가봐야지. 5시쯤 배드민턴도 치러 갔다. 소희는 이제 아주 울멘벡에 사는가 보다. 바로 옆 코트에 잘생긴 남자 네 명이 치고 있었는데, 파열음이 남달랐다. 나도 그렇게 치고 싶었는데 소희가 너무 못했다.. 주원이오빠랑은 호흡이 꽤 잘 맞는다. 어진이언니는 오늘 파리에 가서 참석하지 못했다. 끝나고 일단 유빈이가 네토에서 장을 본다길래 같이 가줬다. 그리고 집에 와서 오빠를 불렀다. 밥을 하면서 나는 딸기를 우유랑 갈아 먹었는데, 꿀을 몇 바퀴를 돌리고 설탕도 넣었는데 달지가 않다. 양도 많아서 두 컵에 나눠 마셔야 했다. 오빠랑 대화하는 건 항상 즐겁다. 사람이 참 괜찮다. 말을 시작할 때마다 늘 조심스러우면서 생각이 깊고, 그러면서 소신도 있다. 내가 오빠의 의견을 물었을 때 그냥 모른다고 넘어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항상 중립을 유지하려 하면서도 대화하는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안다. 오빠를 만나는 여자는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신뢰가 바탕이 되는 연애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얘기하고 싶었지만 다이애나가 친구를 데려와서 같이 식사를 한다고 자리를 비켜줄 수 있냐길래 알겠다 하고 8시쯤 일어났다. 오빠 가고 나서 2시간 동안 뭐했는지 모르겠네. 어쨌든 나는 이제 과제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