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훨씬 나은 하루였다. 꼭대기 층이지만 조금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서 Netto도 두 번이나 다녀오고, 아침 먹으면서 룸메랑 처음 인사도 나눴다. 과일이 싸서 좋다. 소희랑 시내에 나가서 물건을 사오기로 했다. Woolworth는 우리 생각만큼 큰 곳이 아니었고(호주의 Woolworhs를 생각했다), Dm이랑 Lidl도 다녀왔다. 하지만 10퍼센트 할인을 하는 Netto에서 사기로 결정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콜라를 마시기 위해 맥도날드에 갔다. 감자가 한국의 것보다 훨씬 덜 짜고 고소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소희와 대화를 하는 동안에는 당시의 시공간을 까맣게 잊은 채 이야기 자체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힘들었던 어제의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다. 이래서 한국인을 찾게 되고, 낯선 땅에서 쉽게 사랑에 빠지는 것 같다. 하펜 정류장에서 혼자 버스를 기다릴 땐 초조하고 겁이 났다. 혼자여서. 아마 버스가 조금만 더 늦었으면 눈물도 났을 것이다. 혼자 큰 방에 쓸쓸하게 놓여질 내가 불쌍해서 정말로 집에 오기가 싫었다. 룸메이트가 술자리에 초대해줬고, 함께 웃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많은 사람과 술이 모이는 자리는 항상 불편하기 마련이지만 어쩐지 반가웠다.

 

내 소개를 하면서 이름을 어떻게 말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유정이라고 했는데, 다들 좋아했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자기 이름 놔두고 영어 이름 쓴다고 이상했단다.

나는 나대로 살아야 하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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