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 하루의 시작은 밝았으나, 혼자 남겨질 때면 여지없이 고독에 사무쳤다. 배도 아팠다. 아침에 Netto에 가서 제대로 장을 좀 봤다. 납작 복숭아의 극단적인 당도가 우울한 나를 달래주었다. 소희와 함께 Marcel을 보러 갔는데, 같이 점심을 먹고 헤어졌을 때 갑자기 밀려드는 외로움이 너무도 견디기 힘들었다. 왜지. 다시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여럿이 모이든 단 둘이 만나든 대화를 이어가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서 내가 한심했나. 괜히 소희한테 징징댔고, 달래주던 소희를 두고 혼자 집에 돌아왔다. 진지하게 고민했다. 남자가 필요한 건가, 사람이 필요한 건가. 낯선 땅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시차 적응도, 물갈이도 아닌 홀로서기를 배워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것을 영영 배우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지독한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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